마크 포스터 감독의 영화 월드워z(World War Z)
요사이 내 상황이 이러니 영화하나를 선택해도 신중을 기하게 된다..
그렇게 내눈에 들어온 월드워Z..
브래드 피트가 주연이란다.. 이거 낙점.. 확실히 스타의 힘은 쎄다.. 뭔가 세계적인 스타가 나오면 최소 기본은 할꺼란 생각이 든다 말이지..
영화는 시작하자.. 바로 본론에 들어간다..
보통은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한참 보여주고 나서 - 이래야 뒤에 나오는 재난에 더욱 감정이입을 하게되니깐 - 서서히 엑셀레이터를 밟다가 클라이막스로 뛰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는 이들이 사랑으로 똘똘 뭉친 가족이라는걸 단 10분여.. 가족을 위해 일도 그만두고 팬케익을 구워주는 아빠의 모습으로 압축시켜 버리고는 바로 본론에 들어간다..
자 이제 영화에 서서히 들어가볼까 하는데 이미 영화속은 아비규환이다.. 으흠.. 마음에 드는걸..
게다가 그 좀비가 아주 무섭기까지 하다..
(혹시 약한 스포일러~)
영화는 아주아주 근사했다..
그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좀비들의 떼씬은 그 이미지만으로도 황홀했다..
좀비의 공포는 내 옆에서 정을 나누던 사람이 바로 적으로 돌변한다는 데에서 그 공포감이 상당하다..
영화에서도 나오질 않나..
자신은 가족이 다 죽었는데.. 그 아들을 자신의 부인이라는 사람이 물어죽였다고..
이런식의 공포감이 잘 표현된 장면은 특히 비행기씬..
이 영화에서는 고립될수록 안전하다.. 그러니 극중간 비행기속의 장면은 영화속 드물게 평화로운 장면이다..
일단 이것이 공중에 떠 있는 동안은 안전하리라는 안도감..
하지만.. 이곳이 곧 죽음의 공간으로 변한다..
고립된 장소라 안전할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전혀 도망칠 수 없기에 오히려 공포가 극대화되는곳..
영화는 이런식으로 공포의 공간을 아주 잘 이용한다..
또한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강렬한 이미지로 남을
이스라엘 성벽 기어오르는 좀비들은.. 올해의 영화장면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을 명장면이다..
영화는 이렇게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면서 영화적 성취를 이뤄나간다..
배우얘기를 해보자면..
확실히 브래드 피트는 스타이면서 배우다..
이 두가지를 동시에 성취해 나가는것이 쉽지 않은데 이 두가지 면모를 다 갖춘 드문 케이스..
절박한 상황을 그냥 정면돌파 해가며 이겨내는 모습이 썩 훌륭하다..
그에 반해 브래드피트 부인역으로 나온 배우는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중요한때 남편에게 셀폰을 해서 곤경에 빠뜨리는 민폐캐릭터는 영화속 설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아마도 행복 컨셉을 보여주가 위함인것 같은데.. 괜히 맥없이 히죽히죽 웃는다..
나 아주 행복해 보이는 웃음이지.. 현재 내 컨셉이 그래~ 그렇게 보여주는.. 어딘지 강인한듯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저 나약하기만 한..
단점을 굳이 짚어보자면..
지나친 가족만만세.. 할리우드 영화의 지겹도록 반복되는 레파토리인줄은 알겠지만 이 영화는 그 정도가 지나쳐서 눈쌀이 지푸려졌다..
그러니.. 마지막 좀비와의 마지막 대결을 앞둔 제리요원이..
cctv에 대고 가족사랑 운운하는 부분에선 치~ 싶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큰딸이 천식환자로 나오는데.. 이 또한 위급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인공 딸의 흔하디 흔한 병이라 좀 지겨운 생각이 들었다..
고립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왜 주인공 딸들은 죄 천식일까..
위기감을 조성해 영화적 긴장감을 증폭시키려는 장치인줄은 알겠지만 이것도 넘 자주 써먹으려 드니 보는 사람은 물린다.. 아마 천식 아니였으면 인슐린 주사가 급한 당뇨병 환자였을껄..
이 영화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퍼진곳이 한국으로 나온다..
한국사람으로 한국얘기가 나오고 평택기지 어쩌고가 나오니 '어쩔수 없이' 바짝 긴장을 했는데..
한국이든 세계 어디든 전혀 상관없을 장면이 나와 좀 실망을 했다..
설사 한국에서 찍지 않았더라도 어딘지 한국입네 하는 장면이 스치듯이라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말이 평택이지 밤의 공군기지가 좀 나오다 마니 그곳이 한국이 아니라는건 누구나 알 수 있는거고..
처음엔 왜 한국의 미군기지에서 처음 나왔을까 했을때..
영화 <괴물>때처럼 이 바이러스가 하나의 정치적 메타포로 쓰이면서 비판정신 같은걸 녹여내는건가 신경을 곤두 세웠는데..
뭐 그런건 전혀 없었다..
한국내의 미군들에 대한 무책임함 같은걸 기대한 내가 바보인거지..
이 영화속 좀비들의 떼씬을 감독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는..
서브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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